일상 209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백수가 된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두렵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미칠듯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 자신이 없다.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일종의 지랄병이다. 항상 과거를 생각하며 푸념만을 늘어 놓고 있으니 무언가 달라질리 만무하다. 난 나의 문제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왠지 싫다. 영어점수 쪼가리를 받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해 보지도 않았고 입사지원서에 나 자신을 포장하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나는 이렇게 시궁창 같은 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나 혼자만 고귀한 척 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나는 혼자서 고귀한 척을 하고 있을 뿐이고 행동하지 않는다. 겁에 질린 아이 마냥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투정만 부리고 있다. 세상이 드럽..

일상/백수일기 2010.11.19

상위 1%를 향한 질주 : 우리는 항상 불행하다

우리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하다. 혹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달려 나가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냐고 말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인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그들의 인생과 열정을 받쳐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그 이면에는 수많은 병폐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하지만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1등이 있으면, 꼴찌도 있기 마련이거른 우리는 항상 착각한다. 내가 그 최상위의 1%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질주 한다. 전혀 주위를 돌보지 않고 앞만 보면 전력질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최후의 일인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것이다. 내가 모든 경쟁자들을 재치고 상위 1%에 들었다고 치자, 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 1%라는 퍼센테이지 안에는 다시 수많은 이들이..

일상/잡담 2010.10.03

추석연휴의 시작 : 행복에 대해서

추석 연휴의 시작!! 비가 많이 온다. 방금 전에는 고향친구 녀석이 친히 전화를 걸어와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고향으로 텨 오란다. 하지만 난 멀뚱 거리며 이렇게 도서관에 앉아 있다. 오랫 동안 못 뵌 부모님을 뵙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 부모님은 내가 무엇을 하던 어떤 상황이던 항상 이해해 주시는 그런 존재니까. 문제는 바로 친척이라는 부류들이다. 알겠지만 명절은 분명 일가친척들이 오랜만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조상의 얼을 기리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서로서로 으시대고 허세를 부리고 두루두루 서로를 경쟁과 비교의 장에 빠트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꽤나 많은가 보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만 모든 것을 감당할 정신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가 ..

일상/잡담 2010.09.21

인간이 되길 바라며

한 숨이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는 그냥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또다시 한숨을 쉰다.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언제나 항상 그래왔다. 언제나 그렇게 시작되어 왔다. 새로울 것도 없는 시작이지만, 항상 하루를 시작할 적이면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내 입김과 함께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다시 허기진 배를 움켜지고는 집 안의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사실 헤맨다는 포현은 옮지 않다. 어둡고 축축하고 좁은 공간에서 헤맨다는 것은 옳지 않다. 단지 난 방황할 뿐이다. 이 미로와 같은 곳에서. 갑자기 어지러움증이 밀려 온다. 그리고 대충 어제 남은 음식과 밥을 접시에 아무렇게나 퍼담고 허기를 채운다. 밥을 먹는데 식은 땀이 난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허기진 몸에 열량들을 충만하게 채워 넣고 있는데 나의 몸은 이..

일상/잡담 2010.09.20

난 이제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어요!!

난 이제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어요!! 한 2-3년은 족히 된 거 같아요. 항상 머릿 속이 멍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 마음 속에 담겨 있는 것들을 글만이라도 속시원하게 풀어내고 싶은데, 이상하게 이제는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어요. 계속해서 저질스러운 글들만을 쏟아 내고 있는 이런 내 자신이 싫어요. 내가 이렇게 된 것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일 거예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현실을 도피하려 며칠밤낮을 잠으로 보내봐도 결국 변하는 것 없어요. 아마도 변해야 하는 것은 내 자신이겠죠? 하지만 난 모든 의지를 상실했어요. 이 미칠듯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숨막혀요. 남들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것이 눈물이 나요. 미쳐버릴 것 같아요. 울적한 마음에 술을 마셔보지만 역시 달..

일상/잡담 2010.09.18

역시 난 너무 소심한 건가?

요즘 나는 모교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 물론 공부를 위해서는 아니다. 잉여백수인 나에게 도서관은 참 편한 공간이다. 우선 사시사철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고, 집에서 쓰는 전기세도 아낄 수 있고 어찌되었든 여러모로 유용한 공간이다. 항상 노트북을 짊어 지고 도서관을 찾는데, 이 녀석의 소음이 만만치 않다. 아무래도 저가 모델이기 때문에 뿜어져 나오는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내 소음은 아무것도 아닌 엉청난 노트북을 소유한 자를 만났다. 지금 노트북 열람실 전체에 고주파음이 요동치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너무 소심하게 살았나 보다. 지금 울려퍼치는 고주파음에 비하면 간간히 들려 오는 내 노트북의 팬 소음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역시 소심하면 지는거다. 당당하게 자신있게 ▼ 현재 사용중인 허접..

일상/잡담 2010.09.14

[백수73일차]친구녀석을 보내다.

오늘 새벽 친구녀석을 필리핀으로 보냈다. 4개월전 필리핀으로 취업한 친구녀석. 세상에 불만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지난 후 한국에 휴가를 와서는 오늘 새벽 그는 떠났다. 이성적인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합리적이기 위해서 이성을 찾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성보다는 본능이 훨씬 합리적이다. 단지 그 녀석은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서 가족과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서로 땡기는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다른 외부의 세력들의 판단에 의해서 그는 외국으로 떠나서 지독한 향수병과 한국사회에 대한 불만에 쌓여 있다. 다시 타국땅으로 떠나는 친구를 보며, 그리고 좋은 소식 있기를 기대한다는 친구 녀석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백수인 나는 ..

일상/백수일기 2010.09.12

나는 아직도 그들을 증오한다.

난 수많은 폭력과 억압이 존재하던 그곳에 있었다. 아류작들. 고작 군인놀이나 하면서 노는 그곳에 있었다. 그곳에서 난 느꼈다. 세상에 이성적인 것은 없다. 만약 이성적인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개개인의 이기주의일 뿐이다. 인간은 잔혹하리만치 폭력적이다. 특히나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거나 반(反)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고 인간 본연의 잔혹함을 보여 준다.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서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그 폭력은 더 큰 이익을 원하는 배후세력들에 의해서 무마되고 정당화 된다. 나는 아직도 그들을 증오한다. 그들 중 일부는 나에게 인간사가 다 그렇다며 눈시울이 붉히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고 무릎 꿇어 사죄하기도 했지만, 세상에 대한 증오와 불만을 일깨워준 그들은 난 아직도 증오한다. 세상을 증오하고 ..

일상/잡담 2010.09.03

[백수47일차]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이 나이를 먹도록 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자신의 원하는 것에 매진하여 열정적인 삶을 꿈꾸지만, 그 집중의 대상이 없다. 단지 막연한 감정들만이 내주위를 맴돌뿐이다. 그런 뜬구름 잡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난 한국사회의 패배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난 절대 패배자가 아니라 외쳐 보지만, 주위의 시선은 무능력한 인간 혹은 연민의 대상일 뿐이다.

일상/백수일기 2010.08.17

[백수37일차]도서관 방문

백수의 길에 들어선지도 어언 37일이 되었다. 하지만 폭염을 핑계삼아 집에서 뒹굴거린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이런 나태함에서 벗어나보고자 지난 목요일에는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오늘은 드디어 루저들만 산다는 반지하방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찾았다.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그 많지 않은 이들 중 잉여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이들도 있고 무엇가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 중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더위를 피해 도서관에 방문한 동네 주민(?)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때우는 중인 잉여인간 백수(?) 무엇인가를 위해서 정진하는 사람(?) 이곳에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을 ..

일상/백수일기 2010.08.07

[백수10일차]더러운 세상

그들의 더러운 수작이 드러났다. 나를 뒷방의 늙은이 마냥 처박아 놓은 아첨꾼들은 단지 수작을 부렸던 것 뿐이다. 생색을 내면서 마치 무언가 대단한 것을 나에게 주는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다. 축축하고 이 더운 여름날. 나는 열심히 노가다를 했다. 고작 돈 10만원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세상에 더러운 아첨꾼들과 간신배들만이 활개를 치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오늘도 이 더러운 세상을 탓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

일상/백수일기 2010.07.10

[백수9일차] 잉여인간

잉여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난 이제 잉여인간이 되었다. 지난 4~5년 간을 경쟁의 논리를 거부하고 신세한탄과 세상탓을 하며 바보같이 살아온 결과다. 다른 친구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하며 취업준비에 몰두할 때 나는 우유부단하게 정(情)에 이끌려 지인들을 도왔다. 하지만 그들은 실세는 아니었지만, 내 삶의 조력자였고 지자자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미 넘치는 나의 조력자이자 지지자들은 자본의 논리(엄연한 의미에서는 사익에 몰두하는)에 물른 아첨꾼들로 인해 점점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 아첨꾼들은 나를 단지 한 번 많아 봐야 두세번 정도 쓰다가 버리면 되는 일회용 종이컵 정도로 여겼다. 그들은 내가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마다 작은 희망을 불빛을 보여주며 내 피를 빨고 살을 갉아 먹었다. 내가 어리석었다..

일상/백수일기 2010.07.09

세상이 더럽다.

세상은 너무 더럽다. 나 혼자서만 깨끗해 지려 해도 그럴 수 없다. 과연 왜 이런 시스템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스템을 구상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냥 둥글게 적응하면서 살라고.... 그러면 도대체 이 구조에서는 변화가 없시 있는 사람들은 있는대로 살고 없는 사람들은 없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난 현 사회의 불순 세력이지만, 더 나은 세계 세상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다 그래 하는 부조리하고 무책임한 많은 이들의 말 때문에 난 결국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한다. 여럿의 힘을 모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거늘, 많은이들은 세상의 순응만을 추구하지 새로운 것을 위해서(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최소한..

일상/백수일기 2010.07.06

나는 오늘도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오늘은 상콤한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인턴사원오찬]6월23일 12시 스카이라운지 나는 6월 30일부로 계약해지다. 열심히 일했다. 무언가 있을지 모르는 희망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내가 계약해지와 동시에 이곳을 떠날까 절절 메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난 단지 이제 이곳에서 모든 것이 끝일 뿐이고, 나머지의 고통은 단지 남아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행복한 정규직의 삶은 사는 이들이 해결할 뿐이다. 이제 난 이곳에서의 마지막이다. 내일의 행복한 오찬을 끝으로... 

일상/잡담 2010.06.22

오늘도 난 술에 취했다.

고작 오후6시가 되었을 뿐이다. 퇴근한지는 정확히 34분이 흘렀다. 그런데 내 앞에는 소주 한 병과 싸구려 우럭회 한 접시가 놓여 있고, 쓸 때 없는 푸념을 늘어 놓고 있다. 소주와 회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 튀김 특히나 고구마 튀김이 미치도록 먹고 싶다. 하지만 터질듯한 배를 주체할 수 없어 난 신용카드를 꺼내 든다. 거리를 배회하다. 길모퉁이에 앉아 싸구려 커피믹스를 들이킨다. 속이 미칠듯이 울렁거린다. 저녁의 태양은 아직 내 눈을 자극하고 뫼르소를 떠올린다.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부조리에 공감한다. 배회를 마칠 무렵 약간의 어수룩함이 찾아오고, 친구녀석을 만난다. 오늘은 하루종일 싸구려다. 싸구려 회에 싸구려 고기. 소맥 한잔과 고기 한 점에 구토가 나오려 한다. 굶주린 친구 녀석이 고기를 게..

일상/잡담 2010.05.08

개짐승

난 개짐승같은 삶을 살아 왔다. 그것은 비극이다.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을수도 있었음에도 난 그런 삶을 살아 왔다. 세상은 무한의 비극이다. 비극 속에서 희망을 갈구하는 그런 평범한 인간이다. 하지만 난 그런 인간이기를 포기한다. 포기해야 되는 운명이 아니라 내 자유의지에 따라 그런 삶을 포기하려 한다. 세상의 수많은 개짐승들아. 그대의 희망을 포기하라. 포기하는 순간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소유하지 않는 순간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부조리요. 평범한 개짐승의 삶이다. 이렇게 영롱하게 빛나는 녹음이 짙어 오는 어느 날. 우리는 개짐승의 삶을 생각한다. 이렇게 밝음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다. 무한의 고통과 무한의 어둠과 .... 그 모든 것들이 우..

일상/잡담 2010.04.12

세상의 수많은 유혹

오늘도 난 수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내가 굳이 성인군자가 될 필요도 없지만 유혹들을 참아 보려 노력한다. 왜 난 그 세상의 수많은 달콤한 독약 사탕들을 마다해야 하는 것인가? 무엇이 나로하여금 가식적인 삶을 살게 하는가? 난 괴물이다. 난 벌레다. 나는 그렇게 미천한 삶을 살고 있고 미천하지 않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미칠듯한 자괴감에 빠져서 난 결국 괴물이고 벌레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달콤함을 향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그 독들을 멀리 떠나 보내려 한다. 분명 그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단순한 달콤함이겠지만, 나와 같은 미천하고 하찮은 존재들에게는 독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법이니까. 나는 오늘도 그래서 세상의 달콤함보다는 세상의 씁..

일상/잡담 2010.04.07

자폐아가 되다.

친구 녀석이 말했다. "마치 넌 자폐아가 되어 버린 것 같에. 너의 글을 보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만을 지껄여!" 그렇다. 난 그 누구도 알아 들을 수 없는 나혼자만의 이야기를 어두운 방 안에서 웅크리고 앉아 지꺼리고 있다. 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변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난 항상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그리고 마치 혼란스러운 것처럼 반문한다. 하지만 나의 이런 반문에는 나자신이 왜 이렇게 되버렸는지에 대한 모든 해답이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절대 내 자신에게서 결과(그것이 좋은 결과던, 나쁜 결과던 상관없이)의 원인을 찾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이고 자기 위안이다. 난 내 자신을 돌아 보지 않는다. 성찰의 과정을 거치지도..

일상/잡담 2010.04.01

내 자신 내면의 문제

아둥바둥 살아 본 적도 없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미치도록 노력해 본 적도 없다. 그래서인지 나의 삶은 항상 지루했다. 이런 일상의 무료함해서 탈출해 보고자 하는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고도 했지만, 난 역시 용기가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단순히 세상을 탓하고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까뮈의 이방인의 뫼르소가 느낀 부조리함. 그것에 대한 감정 이입이나 동화작용 때문에 내가 부조리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그와 같이 될 이유도 없고, 그와 같이 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뫼르소를 만나기 이전부터 나의 모든 것은 부조리했다. 지루했기에 부조리했고 부조리했기에 희망 따위는 없었다. 세상이 달라질 수 없듯이 나 역시도 변할 수 없다.

일상/잡담 2010.03.26

영원한 이방인

아주 짧은 설 연휴가 지났다. 절대 길지 않은 이 기간 동안 나 역시 고향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그리고 친척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만나면 기분 좋은 친구들 그 모두를 만나고 왔다. 하지만 난 영원한 이방인이다. 대학은 서울로 가야 된다는 생각에 그냥 아무 목적도 없이 무의미한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서울로 상경한 그 순간 부터 난 이방인이 되었다. 지방에서 상경한 촌놈은 그렇게 이방인의 삶을 시작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이방인이다. 난 생각했다. 그래도 나에게는 고향이 있다고 고향, 그 어머니의 품에서 난 이방인이 아닐꺼라 생각한다. 하지만 몸이 멀어진 곳에서 오랜만에 다시 돌아 간다해도 난 이방인이다. 그렇게 난 영원한 이방인이 되어 버렸다. 내 몸둘 곳 없는 ..

일상/잡담 2010.02.16

더러운 인간이 되다

더러운 인간이 되었다. 내가 욕하는 나는 그런 더러운 인간이 되었다. 더러운 인간들 속에서 나도 점점 그 더러움을 닮아간다. 누군가를 욕하고 누군가를 시기하고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갖고 타인을 밟고 올라가며 내 삶을 영위하려는 더러운 인간이 되었다. 세상에 더럽지 않은 것이 어디에 있겠냐만은 이제는 점점 내 자신이 혐오스럽다. 세상에는 갖을 수 있는 것보다 버려야 할 것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난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이 되었고, 단지 생존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먹고 자고 싸고" 단지 이 세 가지를 위해서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이 더러움을 벗어 버리고 싶다. 정확히 말하면 더러운 세상 안으로 뛰어 들어 깨끗하게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일상/잡담 2010.01.22

한 숨만 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상살이가 힘들고 나자신에게 실망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게 되고 자기합리화에 빠지게 되고 분노하고 결국엔 폐인이 되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밀려온다. 항상 남의 떡은 커보이고 다른 이들은 너무나도 쉽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들도 나와 같이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들을 잘 알지만, 타인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냥 단지 다른 이들은 운이 좋아서 그렇다고만 믿고 싶다. 나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 세상을 한심하게 푸념에 빠져 살아와서 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의 머릿 속은 항상 혼란스럽다. 이 세상에는 옳은 것도 없으며 그른 것도 없다. 누군가의 인생은 가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의 그것은 가치없지 않다. 모두가 가치 있거나 가치 없을 뿐이다.

일상/잡담 2010.01.19

세상에 굴종하란다...

세상에 굴종하란다.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그 하나 뿐이라고. 먼저 살아온 선배들이 세상에 굴종하라는 멋진 조언을 내게 전해 준다. 그들이 굴종하며 살아왔기에 자신의 수하의 사람들도 굴종시키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굴종해 왔던 자신의 모습을 합리화 하기 위한 것인지? 혹은 혼자 하지 쪽팔려서 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세상에 굴종한다. 내가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것 하나 뿐이란다. 도대체 이 세상을 이용하기도 싫고 굴종하기도 싫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되고 어떤 찬란한(?) 미래가 내앞에 펼쳐지게 되는 것일까? 좋은 것들은 사라지거나 떠나고 혐오스러운 것들만 남아 있다. 내가 두려운 것은 그것들부터 느끼는 혐오와 구역질이 아니다. 근묵자흑이라 했던가? 나 역시도 역겨운 그런 혐오스러운 ..

일상/잡담 2010.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