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백수일기 24

세상은 슈퍼맨을 원해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면접을 보고 왔다. 면접을 보면서 세상은 슈퍼맨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자신이 슈퍼맨이 되어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슈퍼맨이랑 이상적인 존재에 불과하고 자신이 하기 힘든 일을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어찌 보면 참으로 부조리하다. 자신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부리는 누군가는 슈퍼맨이기를 바란다니… 슈퍼맨이라는 영웅보다는 그런 대단한 존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신적인 존재가 되기를 인간이 갈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힘들다. 세상이 너무 힘들다. 대표이사가 나에게 물었다. “5년 후 쯤에 당신이 어떤 모습이기를 기대합니까?” 나는 답했다. “저의 꿈은 크지 않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휴일에는..

일상/백수일기 2011.01.31

친구가 그려준 그림!!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친구 녀석이 나의 모습이라면서 아주 폐인스러운 자세의 캐릭터를 하나 그려 줬다. A4 용지에 조그맣게 그려 준 것을 스캔을 떠 놨었는데, 오늘은 다시 이 사진을 발견하고 심심함에 색칠을 해 봤다. 덥수룩한 머리,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 후즐근한 옷차림과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봉다리. 색칠을 해 놓고 보니, 요즘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빨리 이런 후질근한 생활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할 텐데... 여러 모로 짜증나는 시간이다.

일상/백수일기 2010.11.20

꽤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백수가 된지도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두렵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미칠듯한 경쟁 속으로 뛰어들 자신이 없다. 분명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일종의 지랄병이다. 항상 과거를 생각하며 푸념만을 늘어 놓고 있으니 무언가 달라질리 만무하다. 난 나의 문제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만, 왠지 싫다. 영어점수 쪼가리를 받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해 보지도 않았고 입사지원서에 나 자신을 포장하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나는 이렇게 시궁창 같은 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나 혼자만 고귀한 척 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나는 혼자서 고귀한 척을 하고 있을 뿐이고 행동하지 않는다. 겁에 질린 아이 마냥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투정만 부리고 있다. 세상이 드럽..

일상/백수일기 2010.11.19

[백수73일차]친구녀석을 보내다.

오늘 새벽 친구녀석을 필리핀으로 보냈다. 4개월전 필리핀으로 취업한 친구녀석. 세상에 불만 가득한 표정과 말투로 지난 후 한국에 휴가를 와서는 오늘 새벽 그는 떠났다. 이성적인 것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합리적이기 위해서 이성을 찾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성보다는 본능이 훨씬 합리적이다. 단지 그 녀석은 자신이 나고 자란 땅에서 가족과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서로 땡기는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나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다른 외부의 세력들의 판단에 의해서 그는 외국으로 떠나서 지독한 향수병과 한국사회에 대한 불만에 쌓여 있다. 다시 타국땅으로 떠나는 친구를 보며, 그리고 좋은 소식 있기를 기대한다는 친구 녀석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백수인 나는 ..

일상/백수일기 2010.09.12

[백수47일차]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이 나이를 먹도록 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자신의 원하는 것에 매진하여 열정적인 삶을 꿈꾸지만, 그 집중의 대상이 없다. 단지 막연한 감정들만이 내주위를 맴돌뿐이다. 그런 뜬구름 잡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난 한국사회의 패배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난 절대 패배자가 아니라 외쳐 보지만, 주위의 시선은 무능력한 인간 혹은 연민의 대상일 뿐이다.

일상/백수일기 2010.08.17

[백수37일차]도서관 방문

백수의 길에 들어선지도 어언 37일이 되었다. 하지만 폭염을 핑계삼아 집에서 뒹굴거린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이런 나태함에서 벗어나보고자 지난 목요일에는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오늘은 드디어 루저들만 산다는 반지하방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찾았다.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그 많지 않은 이들 중 잉여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이들도 있고 무엇가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 중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더위를 피해 도서관에 방문한 동네 주민(?)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때우는 중인 잉여인간 백수(?) 무엇인가를 위해서 정진하는 사람(?) 이곳에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을 ..

일상/백수일기 2010.08.07

[백수10일차]더러운 세상

그들의 더러운 수작이 드러났다. 나를 뒷방의 늙은이 마냥 처박아 놓은 아첨꾼들은 단지 수작을 부렸던 것 뿐이다. 생색을 내면서 마치 무언가 대단한 것을 나에게 주는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다. 축축하고 이 더운 여름날. 나는 열심히 노가다를 했다. 고작 돈 10만원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세상에 더러운 아첨꾼들과 간신배들만이 활개를 치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오늘도 이 더러운 세상을 탓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

일상/백수일기 2010.07.10

[백수9일차] 잉여인간

잉여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난 이제 잉여인간이 되었다. 지난 4~5년 간을 경쟁의 논리를 거부하고 신세한탄과 세상탓을 하며 바보같이 살아온 결과다. 다른 친구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하며 취업준비에 몰두할 때 나는 우유부단하게 정(情)에 이끌려 지인들을 도왔다. 하지만 그들은 실세는 아니었지만, 내 삶의 조력자였고 지자자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미 넘치는 나의 조력자이자 지지자들은 자본의 논리(엄연한 의미에서는 사익에 몰두하는)에 물른 아첨꾼들로 인해 점점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 아첨꾼들은 나를 단지 한 번 많아 봐야 두세번 정도 쓰다가 버리면 되는 일회용 종이컵 정도로 여겼다. 그들은 내가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마다 작은 희망을 불빛을 보여주며 내 피를 빨고 살을 갉아 먹었다. 내가 어리석었다..

일상/백수일기 2010.07.09

세상이 더럽다.

세상은 너무 더럽다. 나 혼자서만 깨끗해 지려 해도 그럴 수 없다. 과연 왜 이런 시스템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스템을 구상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그냥 둥글게 적응하면서 살라고.... 그러면 도대체 이 구조에서는 변화가 없시 있는 사람들은 있는대로 살고 없는 사람들은 없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난 현 사회의 불순 세력이지만, 더 나은 세계 세상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은 다 그래 하는 부조리하고 무책임한 많은 이들의 말 때문에 난 결국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한다. 여럿의 힘을 모아야만 할 수 있는 일이거늘, 많은이들은 세상의 순응만을 추구하지 새로운 것을 위해서(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최소한..

일상/백수일기 2010.07.06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 본다.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 내가 외국어에 능통할 필요성이 있는가? 세상은 불공평하게도 재주를 부리는 곰보다 주인이 더 많은 이익을 취한다. 가끔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이 곰과 주인의 관계와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외국어이든지 그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은 누군가의 부림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결국 더 많은 이득을 보는 것은 능통자가 아니라 오너이다. 물론 그런 능력을 갖지 못한 평범한 이들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피지배자일 뿐이다. 우리는 왜 외국어를 배우고 그것에 집착하는가? 단지 우리는 재수없게 인력과잉의 시대에 태어났을 뿐이다.

일상/백수일기 2009.08.27

잡힐 듯 말 듯 - 백수일기(11)

세상은 항상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될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그 희망에 인간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희망은 그래서 먀악과도 같다. 인간이 만약 본능에만 충실한 여타 동물과 동일하다면, 희망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희망을 바라보며 미래의 알 수 없는 가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희망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유용한 자극제이지만, 부정적으로는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서서히 우리를 죽여 간다. 그래서 희망은 인간에게 마약이다. 결국 인간은 그렇게 환각 속에서 살아간다. 본능만을 따르기엔 너무나 커져 버린 인간의 뇌는 그런 환각과 착각이 없으면 바로 죽어버리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미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나 역시도 그 마약..

일상/백수일기 2009.06.19

갑자기 정신이 없다. - 백수일기(10)

갑자기 정신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불과 1주일 전 만해도 빈둥빈둥 노는 백수였는데, 물론 지금 현재도 그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매일 아침9시 어딘가 갈 곳이 생겼다는 것 정도의 차이랄까? 빈둥빈둥 거릴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미래는 불안하고 세상은 부조리하다.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고 또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며 하루하루를 소비한다. 나를 생각해 주는 이들을 믿지만,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에 슬퍼지기도 한다. 과연 모든 일이 잘 될 수 있을런지... 아니 최소한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며칠간 빈둥빈둥 때와는 다른 피곤함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안도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배려한다면 세상은 조금더 나아질 것이다..

일상/백수일기 2009.06.17

내가 설 자리는 어디간가? - 백수일기(9)

백수 생활을 시작한지도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이뤄 놓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무기력함에 휩쌓이고 통장에 모아 놓은 몇 푼의 돈을 갉아 먹고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얼마 안되는 돈으로 하루하루를 근근히 보냈을 뿐이다. 비겁한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어딘가에 도전하면 도전하려 할 수록 그리고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가려 할 수록 세상에 대한 혐오감이 나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이겨야만 하고 누군가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야만 하는 현실이 싫다. 소모적인 경쟁 속으로 뛰어들어야만 하는 나자신이 너무나 비참하게 느껴진다. 비참하지만 그 경쟁 속에 뛰어들지 않으면 일상의 소소한 행복마저 느껴보지 못 한 채 가난하고 더욱더 비참하게 늙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일상/백수일기 2009.05.22

누구를 탓하랴~! - 백수일기(8)

난 오늘도 취직하지 못해 빌빌거리고 있다. 세상이 나를 보는 눈은 패배자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며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제 취업시장에서는 슬슬 퇴물이 되어가고 있는 처지이다. 서울에 4년제 대학을 나왔다는 것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세상은 미치도록 치열하고 고용시장에서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얼마전 모 회사의 대표이사 님과 다이렉트 면접을 보고 왔다. 아버지의 친구분이신 분과... 소위 아버님께서 자존심 구겨가며 인사청탁을 하신 셈이다.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지만, 지금으로써는 연락이 오긴 올꺼 같다. 하지만 너무 비참하다. 이제야 서서히 철이 드는 것일까? 그냥 세상을 나 혼자 스스로 개척하고 싶다. 물론 내가 그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회사에 보템이 된다면 서로의..

일상/백수일기 2009.05.01

무기력한 젊은이의 푸념 - 백수일기(7)

나는 오늘도 대부분을 잠으로 보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 힘들다. 너무나도 자본주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나는 그래도 오늘도 지극히 현실도피적인 생각으로 하루종일 잠을 청했다. 비참하다. 이 비참함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현실을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의 사회는 그 누구에게도 만족을 주지 못한다. 더 나은 삶. 남들보다 잘난 삶을 항상 원하고 주위의 모든 이들도 나에게 그리고 그들 자신에게 끊임없이 기대를 한다. 우리 사회는 그런 곳이다. 비참한 삶 속에서도 그 누군가에서 이 자본주의라는 녀석은 끊임없이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 준다. 당신도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과연 모두 부자가 될 필요가 있을까? 도달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 가능성이 희박한 곳을 향하..

일상/백수일기 2009.02.28

자기소개서를 쓰며 - 백수일기(6)

구직활동을 하며 자기소개서를 쓰다보면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소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글감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써내려간다는 말인가? 머릿 속에는 온갖 단어들이 맵돌지만 그걸 적용할만한 사실들이 없으니 자소서를 쓰다 보면 키보드에 손을 올릴 채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배녀석은 자소서를 쓸적이면 자기소개서 쓴다면 말보다는 소설을 쓴다는 말을 즐겨한다. 그냥 우스갯소리이기는 하지만 비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자기소개서 [自己紹介書] [명사]자기의 이름, 경력, 직업 따위를 남에게 알리는 글. 사전적인 의미는 아주 짜증나리만치 간단하다. 하지만 실제로 구직활동을 하면서 작성하는 자기소개서..

일상/백수일기 2009.02.25

열심히 피워 대는 담배 - 백수일기(5)

백수를 더욱더 백수답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담배일 것이다. 인상을 찌푸리고 세상에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댄다. 포스팅을 하는 중에도 어김없이 담배를 피워 물고 오만잡생각들을 하고 있다. 머리 속이 혼란스러울 때에도 어딘가에 입사원서를 쓸 때에도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 초조한 마음을 달랠때에도 세상 한탄하며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에도 어느 한 순간도 담배를 입에서 때지 못한다. 요즘엔 자꾸 이놈의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물론 그 생각에 더 골이 아파와서는 '이것 담배만 피워보고 다시 생각해 보자!' 라고 머리 속으로 되뇌이고는 또 입에 담배를 물지만 말이다. 나같은 이들에게 사실 담배는 독이다. 미치도록 현실을 도피하게 만들고 이상하리 만치 빨아들이는 담배 연기는..

일상/백수일기 2009.02.15

술에 취해 살다 - 백수일기(4)

술은 인생의 단맛이기도 하면서 독이다. 특히나 나 같은 백수에게 술이란 일시적인 쾌락, 삶의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결국엔 독약과 같다. 술이란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현실도피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서 술은 꼭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오늘도 술에 취해 살고 내일도 그 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친듯이 술을 마셔 될 것이다. 인생의 탈출구는 없다. 미치도록 술을 마시고 미친듯이 살아가는게 인생이다. 인간이란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항상 어딘가 도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교가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현실을 부정한다. 현실이란 본래 고통이 만연하는 곳이다. 실제로 그러하기에 종교가 존재한다. 기독교 신자들은 천국에 가기 위해서 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

일상/백수일기 2009.02.12

백수의 적, 끊임없는 잠 - 백수일기(3)

백수의 가장 큰 적은 잠이다. 삶은 불규칙해지고 나태해진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어디부터가 시작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 자신이 백수라는 허무감과 상실감으로 그에 대한 무책한 도피처로써 잠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잠을 청함으로써 나태하게 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날짜와 요일감각 그리고 시간감각마저도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몸은 끊임없이 병약해져만 간다. 두렵다. 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몸을 추스리고 일어서야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정신의 일부에서는 끊임없이 그런 생각들을 반복하지만) 난 이대로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이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나로 하여금 ..

일상/백수일기 2009.02.11

살기 위해 먹는 다는 것 - 백수일기(2)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만 한다. 최소한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 그런데 오늘은 도무지 먹고 싶지가 않다. 배가 고프지만 아무것도 먹고 싶지가 않다. 친구녀석과 후배녀석이 삼겹살을 먹자기에 따라 나갔다 왔지만 고기 몇 점을 집어 먹었을 뿐이다. 허기보다는 미칠듯이 타오르는 갈증이 더 심하다. 계속 해서 물을 마셔 보지만 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난 또 내일을 걱정하며 다시 잠을 청한다.

일상/백수일기 2009.02.11

나는 백수이다 - 백수일기(1)

나는 백수이다. 요즘 흔하디 흔한 고학력 청년 백수 중 한 명이 바로 나이다. 모든 세상의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사회부적응자가 바로 나이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세상이 두렵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주당 60-70시간을 일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난 패배자이고 어느덧 사회의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패배자로 전락해 버린 순간 나는 착취 당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자로 거듭난다. 왜 자본에 의해 어느 누군가는 착취 당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착취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노력보다는 착취하는 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이 모든 것은 패배자의 푸념이다. 혹은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고자 하는 악의를 갖고 지꺼리는 ..

일상/백수일기 2009.02.10

재미있고 신나는 백수 생활 - 술,담배 그리고 일탈

백수생활을 시작한지도 언 2개월이 흘렀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간혹 들기는 하지만 난 현실을 즐기려 노력한다. 한동안은 게임폐인처럼 지내보기도 하고 주정뱅이처럼 낮술을 마시러 다니기도 했다. 세상에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나같은 헤비스모커에 술꾼에 게임폐인은 올바르지 않은 것인가? 사람들은 어떠한 관념 속에 빠져 있다. 무엇인가가 옳다는 착각에 빠져서 그곳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것은 집단적인 착시현상이다. 모든 것을 자본적인 논리와 기준에 의거해서 판단함으로 발생하는 착시현상이다.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해서 도덕적인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가?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진 자들의 논리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왜 흡연을 야만적인 ..

일상/백수일기 2008.08.25

우리는 일해야만 한다 - 2주간의 백수생활을 돌아 보며

이제 본격적으로 백수가 된지도 대략 2주 정도.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 간다. 그리고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간은 너무나 미친 듯이 흘러서 내자신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 빠져 들어 버리면 점점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친구들과 술로 밤을 지새우거나 새벽이 되도록 컴퓨터 앞에 혹은 TV 앞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둠이 깔리면 이상하리만치 시간은 더더욱 빠르게 지나간다. 찬란한 태양이 빛나는 시간은 잠으로 보내는 반면 밤은 나의 활동시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우리는 일을 해야만 한다. 사실 일할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는 한낱 자존심과 안정..

일상/백수일기 2008.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