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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난 이제 잉여인간이 되었다. 지난 4~5년 간을 경쟁의 논리를 거부하고 신세한탄과 세상탓을 하며 바보같이 살아온 결과다. 다른 친구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하며 취업준비에 몰두할 때 나는 우유부단하게 정(情)에 이끌려 지인들을 도왔다. 하지만 그들은 실세는 아니었지만, 내 삶의 조력자였고 지자자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미 넘치는 나의 조력자이자 지지자들은 자본의 논리(엄연한 의미에서는 사익에 몰두하는)에 물른 아첨꾼들로 인해 점점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 아첨꾼들은 나를 단지 한 번 많아 봐야 두세번 정도 쓰다가 버리면 되는 일회용 종이컵 정도로 여겼다.
그들은 내가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마다 작은 희망을 불빛을 보여주며 내 피를 빨고 살을 갉아 먹었다. 내가 어리석었다. 그런 속된 무리들에게도 인간미가 있을 것이라 착각한 내가 어리석었다. 어쨌든 가죽과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나는 이렇게 방치되어 있다.
이제서야 그 무리들은 나를 생각해 주는 척하려 한다. 상황종료되어 있는 이 시점에서 내가 더이상 그 거짓 희망의 메세지에 속지 않게 된 이 시점에 와서도 그들은 나에게 희망을 끈을 놓지 말라 한다. 그러며 혼자 고결한 척은 집어 치우고 이 더러운 시궁창이 훨씬 살기 좋은 곳이라며 아첨과 아부를 강요한다.
세상은 다 그런 것이라며...
이곳에는 희망이 없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물론 돌아가려해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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