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자 4

비오는 새벽의 잡생각

정확한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는 감정이 메말랐다. 쉽게 웃지도 않고 세상의 수많은 가슴 아픈 사연들에도 쉽게 눈물 짓지도 않는다. 단지 씁쓸함이 밀려 온다. 인터넷이라는 광활한 네트워크를 통해서 누군가와 소통하고 치유 받고 싶지만, 내 스스로가 그러하듯이 모두의 삶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돌아볼 틈이 없다. 이기적으로 누군가 나를 치유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중얼거리면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일관되다. “너나 잘해!!” 지극히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측면에서 나는 루저이고 이뤄 놓은 것 하나 없는 대책 없는 인간이다. 그런 한심한 인간이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는 게 우습기는 하지만, 내가 이 무한..

일상/잡담 2011.07.27

무한경쟁이 싫다.

우리는 왜 이리도 줄세우는 것을 좋아할까? 줄세우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모든 본질을 잃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보다 몇 등을 했느냐가 중요하고, 어떤 목표와 희망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에 들어갔느냐 보다는 얼마나 좋은 대학에 들어갔느냐가 중요하다. 적성에 맞고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였느냐 보다는 얼마나 힘 안 들이고 높은 연봉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은 많고 땅덩어리를 좁고 그러니 경쟁은 치열하고 게다가 철저한 승자독식의 사회. 승자가 되지 못하면 영원한 패배자로 쓰레기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우리는 길고 긴 줄에 맨 앞에 아니 최소한 앞 쪽 언저리에 라서 줄을 서려 집착할 수 밖에 없다. 헌데 그로써 우리 사회는 본질을 잃었다. 인간의..

일상/잡담 2010.12.07

[백수47일차]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는다. 현실과 타협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이 나이를 먹도록 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자신의 원하는 것에 매진하여 열정적인 삶을 꿈꾸지만, 그 집중의 대상이 없다. 단지 막연한 감정들만이 내주위를 맴돌뿐이다. 그런 뜬구름 잡기가 계속 되는 가운데 난 한국사회의 패배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난 절대 패배자가 아니라 외쳐 보지만, 주위의 시선은 무능력한 인간 혹은 연민의 대상일 뿐이다.

일상/백수일기 2010.08.17

나는 백수이다 - 백수일기(1)

나는 백수이다. 요즘 흔하디 흔한 고학력 청년 백수 중 한 명이 바로 나이다. 모든 세상의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사회부적응자가 바로 나이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세상이 두렵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주당 60-70시간을 일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난 패배자이고 어느덧 사회의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패배자로 전락해 버린 순간 나는 착취 당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자로 거듭난다. 왜 자본에 의해 어느 누군가는 착취 당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착취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노력보다는 착취하는 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이 모든 것은 패배자의 푸념이다. 혹은 사회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고자 하는 악의를 갖고 지꺼리는 ..

일상/백수일기 200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