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지각이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9시경. 보통 이런 상황을 목도했을 때면 반사적으로 튕기듯이 몸을 일으키고 허둥지둥 화장실로 향해야 되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느리적 거리며 침대에 걸터 앉아 일어서려는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지며 현기증이 밀려온다. 휘청하며 다시 앉은 자세이다. 이마를 손으로 감싸 쥐고 어지러움을 이겨 보려 눈을 찡긋 감았다. 정확한 원인이야 모르겠지만 여느 날 아침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이상하리 만치 온 몸이 쑤셔 온다.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 체력이 고갈된 것인지? 정신력이 약해진 것인지? 아니면 반지하방의 음습한 기운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다. 5~6개월 주기로 찾아 오는 완전방전의 상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