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만난 후배 녀석과의 술자리가 꽤나 길어졌다. 실제 술자리는 1인분에 3000원 하는 싸구려 돼지고기에 소주 두 병이 고작이었지만, 이상하게 술만 먹으면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라는지라 경희대를 거쳐 고려대 앞 까지 걸어가서는 또 다른 친구녀석을 불러내 허영만 만화 '식객' 에 등장했다는 유명한 멸치국수집을 찾아가 국수 한 그릇을 염치없게 불러낸 친구에게 얻어 먹고 다시 경희대를 거쳐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후배 녀석과 헤어지고 골목길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구멍가게 밖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녀석 한 명이 배회하고 있고 안쪽에는 모두 친구로 보이는 고등학생 녀석들이 눈치를 살피며 물건을 고르고 있는게 보였다. 녀석들의 행동이 무언가 자연스럽지 않은 듯 느껴져 이상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난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