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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도피

세상이 끝난 것처럼 한숨을 내쉰다. '뭐 재미있는지 일이 없을까?' 혼잣말을 해보지만, 마땅히 이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날만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오랜만에 휴일을 맞아 난 또 깊은 잠을 청했다. 나의 뇌는 외부의 수많은 자극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알코올중독자마냥 술에 의지하거나, 현실도피자처럼 하루를 꼬박 굶어가며 잠을 잔다. 하지만 그 수단이 술이던 잠이던 간에, 그 환각과 무의식에 상태에서 벗어나면 고통스러운 현실이 내 앞에 똬리를 틀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으로 보낸 휴일에 대한 아쉬움, 내일 다시 출근할 걱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되는 짜증나는 인간군상들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나를 괴롭힌다. 친구녀석은 이 모든 것을 나혼자 짊어지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살지 ..

일상/잡담 2009.11.23

백수의 적, 끊임없는 잠 - 백수일기(3)

백수의 가장 큰 적은 잠이다. 삶은 불규칙해지고 나태해진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어디부터가 시작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 자신이 백수라는 허무감과 상실감으로 그에 대한 무책한 도피처로써 잠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잠을 청함으로써 나태하게 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날짜와 요일감각 그리고 시간감각마저도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몸은 끊임없이 병약해져만 간다. 두렵다. 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몸을 추스리고 일어서야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정신의 일부에서는 끊임없이 그런 생각들을 반복하지만) 난 이대로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이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나로 하여금 ..

일상/백수일기 2009.02.11

왜 잠을 안 잤을까?

졸음이 밀려 온다. 잠을 자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바보같은 짓이다. 졸음이 밀려 온다는 것 하지만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 오늘도 이곳은 많은 이들이 돌아 다닌다. 많은 이들은 멍하니 TV 화면을 바라보고 있고 난 단지 여기에 TV가 없기 때문에 그 자리를 대신해서 컴퓨터가 차지하고 있기에 컴퓨터 모니터를 멍하니 응시한다. 그리고 졸린 눈을 부여 잡고 어쩌면 이미 자고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상태에서 난 계속 무언가 써 내려간다. 귓가에는 이어폰을 타고 마릴린 맨슨의 음울하기 짝이 없는 리듬들이 맴돈다. 인간은 무엇이기에 잠을 자야 하며 인간은 무엇이기에 잠을 자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해야 하는가?

일상/잡담 200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