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2

[백수37일차]도서관 방문

백수의 길에 들어선지도 어언 37일이 되었다. 하지만 폭염을 핑계삼아 집에서 뒹굴거린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이런 나태함에서 벗어나보고자 지난 목요일에는 고용보험센터를 방문해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오늘은 드디어 루저들만 산다는 반지하방에서 벗어나 도서관을 찾았다.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그 많지 않은 이들 중 잉여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이들도 있고 무엇가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 중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더위를 피해 도서관에 방문한 동네 주민(?)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때우는 중인 잉여인간 백수(?) 무엇인가를 위해서 정진하는 사람(?) 이곳에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을 ..

일상/백수일기 2010.08.07

[백수9일차] 잉여인간

잉여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난 이제 잉여인간이 되었다. 지난 4~5년 간을 경쟁의 논리를 거부하고 신세한탄과 세상탓을 하며 바보같이 살아온 결과다. 다른 친구들이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하며 취업준비에 몰두할 때 나는 우유부단하게 정(情)에 이끌려 지인들을 도왔다. 하지만 그들은 실세는 아니었지만, 내 삶의 조력자였고 지자자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미 넘치는 나의 조력자이자 지지자들은 자본의 논리(엄연한 의미에서는 사익에 몰두하는)에 물른 아첨꾼들로 인해 점점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 아첨꾼들은 나를 단지 한 번 많아 봐야 두세번 정도 쓰다가 버리면 되는 일회용 종이컵 정도로 여겼다. 그들은 내가 마음을 다잡으려 할 때마다 작은 희망을 불빛을 보여주며 내 피를 빨고 살을 갉아 먹었다. 내가 어리석었다..

일상/백수일기 2010.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