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4

현재의 상태

불안. 초조. 두려움.가슴이 답답하다. 답답한 가슴은 한숨을 유발한다. 왠지 나의 존재가 작아진다. 혹은 원래 난 미미한 존재였으나 내가 지금까지 날 과대평가하며 착각 속에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휩싸인다. 무감각해진 느낌이다. 마땅히 힘들지도 그렇다고 삶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계속되는 허무함이 밀려 온다. 쉬는 날이면 술에 취해 무의미한 미친 짓들을 해댄다. 그리고 후회하고 자괴감에 휩싸인다. 점점 수렁에 빠져 드는 느낌. 나의 영혼이 바닥으로 가라 앉는다. 느낌이 그러한 것인지 실제로 그러한 것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누군가 나를 지탄하고 무시하고 조롱한다 느낀다. 정신적인 피폐함에도 난 여전히 오전6시반에 기상해서 세수를 하고 셔츠를 입고 회사에 최소 30분 일찍 출근해서 불안 가..

일상/우울 2024.12.09

주말은 삶은 너무 방탕하고 쓰레기 였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낮까지 주구장창 술을 마셔 댔다. 토요일 오후까지 식은 땀을 흘리며 술병으로 고생하다가 토요일 밤10시가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또 술을 마셨다. 단순히 홀로 앉아 술만 마신다면 별 문제 없겠지만, 정신이상자와 같은 행동을 하며 숙취에서 깨어나 후회하고 엉뚱한 곳에 돈을 낭비한다. 이러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언젠가 부터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가끔은 너무 무섭다. 이러다가는 어느 순간 내 삶을 실수로 포기해 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그러한 비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소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워댄다. 그렇게 홀짝 거리며 한 두잔 씩을 마시다 보면 소..

일상/잡담 2022.05.30

내가 미쳐가는 증상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모든 체력이 방전된 마냥 축 늘어져 버린다. 일주일은 됐을 법한 설거지 꺼리와 세탁기에 들어 있는 축축한 빨래들, 방 안에 널부러져 있는 술병과 자질구레한 쓰레기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옥죄여 오며 치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만 도저히 몸을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주변을 청결하게 하면 기분이 상쾌해 질 것이다. 나 자신도 그 상쾌함을 알고 있으나, 실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다. 그래서 난 찬 바닥에 옷도 안 갈아 입은 채 몸을 누이고 티비를 켠다. 멍하니 티비를 바라보다 보고 있으면, 이유없는 눈물이 흐른다.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소용돌이 치며 나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걱정, 후회, 외로움, 알 수 없는 분노와 자괴감 그리고 죄책..

일상/잡담 2019.02.07

음악이 흐르고

음악이 흐르고 재떨이는 담배꽁초로 가득하고 테이블은 빈 술병으로 가득한 우울한 밤이다. 방 안에는 어두운 기운이 가득하고 그는 소파에 기대앉아 중얼거린다. "사랑 따위는 어떻든 상관없어." 다시 술잔을 비우고 담배를 피워 문다. 세상의 모든 고통과 아픔들이 연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길 바라면서... 하지만 바퀴벌레처럼 재빠르게 사라지는 담배연기로 그 모든걸 순식간에 날려 버릴 수는 없다. 쾌쾌한 담배연기가 옷과 시트 이곳저것 그리고 방안에 잔존하듯이 그 아픔의 기억들은 도처에 남아 있다. 세상은 부조리하다. 잊으려 하는 것은 잊혀지지 않고 뇌리에 박혀 버리고 행복한 순간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불행하다. 행복이란 단지 일시적인 화학작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 버리는 바로 순간 그는 끝이 보이지..

일상/잡담 2008.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