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2

악마를 만났다. (1)

"왜 이제서야 나타났니?" 그녀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서글픈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우연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시작되었고, 운명이라 생각했다. 서로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워 보였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 한 행복감에 고무되어 있었다. 그런 행복감에 젖어서 그것이 모든 고통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난 인식조차 하지 못 했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결혼을 이야기했다.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 있었기는 하지만, 난 그녀에게 푹 빠져 있는 상태였고 결코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을 서둘렀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모든 것을 다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이유인 즉슨, 그녀는 항상 다른 남자(?) 혹은 선배,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며 협박을 ..

일상/잡담 2019.02.22

세상의 수많은 유혹

오늘도 난 수많은 유혹에 시달린다. 내가 굳이 성인군자가 될 필요도 없지만 유혹들을 참아 보려 노력한다. 왜 난 그 세상의 수많은 달콤한 독약 사탕들을 마다해야 하는 것인가? 무엇이 나로하여금 가식적인 삶을 살게 하는가? 난 괴물이다. 난 벌레다. 나는 그렇게 미천한 삶을 살고 있고 미천하지 않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미칠듯한 자괴감에 빠져서 난 결국 괴물이고 벌레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달콤함을 향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그 독들을 멀리 떠나 보내려 한다. 분명 그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단순한 달콤함이겠지만, 나와 같은 미천하고 하찮은 존재들에게는 독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 법이니까. 나는 오늘도 그래서 세상의 달콤함보다는 세상의 씁..

일상/잡담 201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