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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삶은 너무 방탕하고 쓰레기 였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낮까지 주구장창 술을 마셔 댔다. 토요일 오후까지 식은 땀을 흘리며 술병으로 고생하다가 토요일 밤10시가 다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또 술을 마셨다. 단순히 홀로 앉아 술만 마신다면 별 문제 없겠지만, 정신이상자와 같은 행동을 하며 숙취에서 깨어나 후회하고 엉뚱한 곳에 돈을 낭비한다. 이러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언젠가 부터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가끔은 너무 무섭다. 이러다가는 어느 순간 내 삶을 실수로 포기해 버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그러한 비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소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워댄다. 그렇게 홀짝 거리며 한 두잔 씩을 마시다 보면 소..

일상/잡담 2022.05.30

불금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

금요일이 다가오면 항상 기대된다. 먹고 마시고 춤을 추고 노래하다가 정신을 잃고 횡설수설 하고 돈을 낭비하고 지인들에게 전화와 카톡으로 뻘소리를 해가면서 감정에 굶주려서 밤새 방황을 한다.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집에 도착해서도 혼자 울다가 웃다가 미친놈 마냥 다시 술을 마시고 몸을 더이상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다가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 할 상태가 되어서야 잠이 든다.토요일 점심이 훌쩍 지나 온 몸에서 풍겨우는 담배냄새, 술냄새 그리고 땀냄새를 맡으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노라면 방 안에 널부러져 있는 술병과 옷가지들, 그리고 쓰레기들이 나를 경멸이라도 하듯이 맞이해 준다. 그것들이 나를 역겨운 눈빛으로 노려 본다. 이제부터는 도피의 시간이다. 스스로에 대한 ..

일상/잡담 2019.02.11

내가 미쳐가는 증상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모든 체력이 방전된 마냥 축 늘어져 버린다. 일주일은 됐을 법한 설거지 꺼리와 세탁기에 들어 있는 축축한 빨래들, 방 안에 널부러져 있는 술병과 자질구레한 쓰레기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옥죄여 오며 치워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지만 도저히 몸을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주변을 청결하게 하면 기분이 상쾌해 질 것이다. 나 자신도 그 상쾌함을 알고 있으나, 실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다. 그래서 난 찬 바닥에 옷도 안 갈아 입은 채 몸을 누이고 티비를 켠다. 멍하니 티비를 바라보다 보고 있으면, 이유없는 눈물이 흐른다. 온갖 잡다한 생각들이 소용돌이 치며 나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미래에 대한 걱정, 후회, 외로움, 알 수 없는 분노와 자괴감 그리고 죄책..

일상/잡담 2019.02.07

[백수10일차]더러운 세상

그들의 더러운 수작이 드러났다. 나를 뒷방의 늙은이 마냥 처박아 놓은 아첨꾼들은 단지 수작을 부렸던 것 뿐이다. 생색을 내면서 마치 무언가 대단한 것을 나에게 주는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다. 축축하고 이 더운 여름날. 나는 열심히 노가다를 했다. 고작 돈 10만원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세상에 더러운 아첨꾼들과 간신배들만이 활개를 치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오늘도 이 더러운 세상을 탓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

일상/백수일기 2010.07.10

오늘도 난 술에 취했다.

고작 오후6시가 되었을 뿐이다. 퇴근한지는 정확히 34분이 흘렀다. 그런데 내 앞에는 소주 한 병과 싸구려 우럭회 한 접시가 놓여 있고, 쓸 때 없는 푸념을 늘어 놓고 있다. 소주와 회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 튀김 특히나 고구마 튀김이 미치도록 먹고 싶다. 하지만 터질듯한 배를 주체할 수 없어 난 신용카드를 꺼내 든다. 거리를 배회하다. 길모퉁이에 앉아 싸구려 커피믹스를 들이킨다. 속이 미칠듯이 울렁거린다. 저녁의 태양은 아직 내 눈을 자극하고 뫼르소를 떠올린다.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부조리에 공감한다. 배회를 마칠 무렵 약간의 어수룩함이 찾아오고, 친구녀석을 만난다. 오늘은 하루종일 싸구려다. 싸구려 회에 싸구려 고기. 소맥 한잔과 고기 한 점에 구토가 나오려 한다. 굶주린 친구 녀석이 고기를 게..

일상/잡담 2010.05.08

현실도피

세상이 끝난 것처럼 한숨을 내쉰다. '뭐 재미있는지 일이 없을까?' 혼잣말을 해보지만, 마땅히 이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날만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오랜만에 휴일을 맞아 난 또 깊은 잠을 청했다. 나의 뇌는 외부의 수많은 자극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알코올중독자마냥 술에 의지하거나, 현실도피자처럼 하루를 꼬박 굶어가며 잠을 잔다. 하지만 그 수단이 술이던 잠이던 간에, 그 환각과 무의식에 상태에서 벗어나면 고통스러운 현실이 내 앞에 똬리를 틀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으로 보낸 휴일에 대한 아쉬움, 내일 다시 출근할 걱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되는 짜증나는 인간군상들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나를 괴롭힌다. 친구녀석은 이 모든 것을 나혼자 짊어지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살지 ..

일상/잡담 2009.11.23

술에 취해 살다 - 백수일기(4)

술은 인생의 단맛이기도 하면서 독이다. 특히나 나 같은 백수에게 술이란 일시적인 쾌락, 삶의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결국엔 독약과 같다. 술이란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현실도피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서 술은 꼭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오늘도 술에 취해 살고 내일도 그 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친듯이 술을 마셔 될 것이다. 인생의 탈출구는 없다. 미치도록 술을 마시고 미친듯이 살아가는게 인생이다. 인간이란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항상 어딘가 도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교가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현실을 부정한다. 현실이란 본래 고통이 만연하는 곳이다. 실제로 그러하기에 종교가 존재한다. 기독교 신자들은 천국에 가기 위해서 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

일상/백수일기 2009.02.12

재미있고 신나는 백수 생활 - 술,담배 그리고 일탈

백수생활을 시작한지도 언 2개월이 흘렀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간혹 들기는 하지만 난 현실을 즐기려 노력한다. 한동안은 게임폐인처럼 지내보기도 하고 주정뱅이처럼 낮술을 마시러 다니기도 했다. 세상에 올바른 것은 무엇인가? 나같은 헤비스모커에 술꾼에 게임폐인은 올바르지 않은 것인가? 사람들은 어떠한 관념 속에 빠져 있다. 무엇인가가 옳다는 착각에 빠져서 그곳에서 헤어나오질 못한다. 그것은 집단적인 착시현상이다. 모든 것을 자본적인 논리와 기준에 의거해서 판단함으로 발생하는 착시현상이다. 담배를 피지 않는다고 해서 도덕적인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가?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진 자들의 논리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왜 흡연을 야만적인 ..

일상/백수일기 2008.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