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3

비생산적 소모적 무의미한 활동

10개월만이다. 대략 2년 전부터 이곳은 줄곧 방치되어 왔다. 점점 생각치 않는다. 사는데 너무 바빠서 생각할 시간의 여유가 없다고 자위하고 변명해 보지만, 결국 변명일 뿐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 와서 노트북의 전원을 키고 고작 하는 짓이라고는 인터넷 게시판의 가십거리나 유머글을 뒤적이며, 맥주 한 캔 혹은 소주 서너잔을 마시다가 시간에 쫓겨 의무감에 잠이나 쳐 잘 뿐이다. 그저 비생산적이고(상대적... 사실 스스로의 '생산적'의 기준조차 없는 듯 하다) 소모적인 활동만을 영위할 뿐이다. 물론 나의 이런 비생산적인 여가활용이 누군가에는 그들의 생산적 메커니즘을 유지케 해주는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개선해 보려 노력(?)해 보지만, 실제로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혹은 그 개선의 의지조차도 상실했기 때문에..

일상/잡담 2015.04.30

[백수10일차]더러운 세상

그들의 더러운 수작이 드러났다. 나를 뒷방의 늙은이 마냥 처박아 놓은 아첨꾼들은 단지 수작을 부렸던 것 뿐이다. 생색을 내면서 마치 무언가 대단한 것을 나에게 주는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다. 축축하고 이 더운 여름날. 나는 열심히 노가다를 했다. 고작 돈 10만원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세상에 더러운 아첨꾼들과 간신배들만이 활개를 치고 열심히 일하는 이들은 항상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 이런 더러운 세상 같으니라고... 오늘도 이 더러운 세상을 탓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

일상/백수일기 2010.07.10

오늘도 난 술에 취했다.

고작 오후6시가 되었을 뿐이다. 퇴근한지는 정확히 34분이 흘렀다. 그런데 내 앞에는 소주 한 병과 싸구려 우럭회 한 접시가 놓여 있고, 쓸 때 없는 푸념을 늘어 놓고 있다. 소주와 회는 참 어울리지 않는다. 튀김 특히나 고구마 튀김이 미치도록 먹고 싶다. 하지만 터질듯한 배를 주체할 수 없어 난 신용카드를 꺼내 든다. 거리를 배회하다. 길모퉁이에 앉아 싸구려 커피믹스를 들이킨다. 속이 미칠듯이 울렁거린다. 저녁의 태양은 아직 내 눈을 자극하고 뫼르소를 떠올린다. 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부조리에 공감한다. 배회를 마칠 무렵 약간의 어수룩함이 찾아오고, 친구녀석을 만난다. 오늘은 하루종일 싸구려다. 싸구려 회에 싸구려 고기. 소맥 한잔과 고기 한 점에 구토가 나오려 한다. 굶주린 친구 녀석이 고기를 게..

일상/잡담 201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