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3

목적성의 상실

우울증이라도 다시 오는 걸까? 하루하루가 너무 무기력하다. 그렇다고 이전에 대단히 열정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었는데... 도무지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거의 한 시간을 밍기적거리다가 출근시간이 촉박해서야 마지 못 해 집을 나선다. 하루를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다. 몸은 자도 자도 피곤하고 그저 퇴근 시간만을 기다린다. 마땅히 퇴근 이후에 하고픈 일도 없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습관적으로 소주를 마시고 그저 그런 저급한 음식들로 허기를 달래고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에 따라 멍하니 영상들을 바라보거나 게임을 한다. 저녁시간 내내 홀짝거리며 마셔댄 소주의 취기가 올라 올 때 쯤 의무적으로 잠을 청한다. 목적이 없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

일상/잡담 2023.02.22

백수의 적, 끊임없는 잠 - 백수일기(3)

백수의 가장 큰 적은 잠이다. 삶은 불규칙해지고 나태해진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어디부터가 시작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 자신이 백수라는 허무감과 상실감으로 그에 대한 무책한 도피처로써 잠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잠을 청함으로써 나태하게 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날짜와 요일감각 그리고 시간감각마저도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몸은 끊임없이 병약해져만 간다. 두렵다. 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몸을 추스리고 일어서야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정신의 일부에서는 끊임없이 그런 생각들을 반복하지만) 난 이대로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이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나로 하여금 ..

일상/백수일기 2009.02.11

기회는 없다

2006년 1월 20일 상실의 날 기회는 없다 이제 더이상 기회는 없다 오늘은 상실감에 젓어 버리거나 흠뻑 취해야 한다 이제 기회는 없으니까 내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상실의 날임과 더불어 내 자신에 대한 상실의 날이기도 하다 내게 더이상 기회가 없는 것은 내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은 상실의 날이다 상실감이란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어떤 이가 미리 말해줬더라면 ... 이런 것은 옳지 않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어떤 이가 미리 말해줬더라면 오늘을 상실의 날이라 정할 정도로 모든 것을 중첩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는 이유는 몰까 행복하길 나에게 상실감을 준 모든 것이 행복하길 그 모든 것들을 증오하지는 않다 다만 상실감을 느끼는 나 자신을 증오..

일상/잡담 200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