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2

일상의 무한루프

두 눈이 감긴다. 지금 잠들었다 깨면 또 하루를 정신 없이 보내고 다시 이 맘 때쯤 졸린 눈을 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일상이 계속 된다. 주말을 고대하며 지루하고 피곤한 일상을 견뎌내지만 막상 주말에는 끼니도 거른 채 죽은 듯이 누워 있는다. 모든 것이 나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매몰되어 버린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나의 존재가치는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해 버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피곤한 일상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두 눈이 감긴다. 그리고 또 내일이 찾아 온다. 그 무한의 반복한 계속된다. 나는 희미해 지지만 나는 냄새를 풍기며 살아 있다.

일상/잡담 2011.12.07

무한의 소실점

머리 속이 멍해지면서 내가 과연 이곳에 실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무한의 소실점만이 눈 앞에 나타날 뿐이다. 그렇게 난 오늘도 도달할 수 없는 그 점을 향해 걷고 또 걷는다. 여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존재치 않는다. 다만 내가 걷고 있다는 사실만이 있을 뿐, 그 어떠한 가치도 의미도 존재치 않는다. 담배 한 모금을 폐 속 깊숙히 빨아 드려 보지만, 입 안의 텁텁함과 담배의 씁쓸함이 전해질 뿐이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걷고 있는 것인가?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의문을 품어 보지만,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직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가 걷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 뿐이다. 나의 혈관 속을 파고 드는 알코올의 달콤함과 니코틴의 끈적함만이 느껴질 뿐이다. 나에겐 휴식이 필요하다...

일상/잡담 200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