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2

정리부재

아버지의 병환을 계기로 고향에 돌아 온지도 2년이 다 되어 간다. 고향에 돌아 왔지만, 솔직히 내가 태어나서 중고등학교 다닌 곳 이상의 의미는 없다. 학창시절 친한 친구들은 죄다 외지에서 생활하고 있고, 그 외의 친구들은 솔직히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 물론 내가 어린 시절부터 친구가 많고 활달한 성격이 아니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고향집 인근에 차로 30여분 정도 거리에 회사에 취직을 해서 그냥 대충 밥벌이는 하며 살아 가고는 있지만, 그저 지루한 일상반복일 뿐이다. 마땅히 퇴근시간 이후에도 할 일이 없어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업무정리 겸 자료작성 등을 하고 7시가 넘어서 퇴근을 한다. 7시40분쯤 집 앞에 도착하면 주차를 하고 터덜걸음으로 편의점으로 향한다. 소주 한 병. 담배 한 갑. 편의..

일상/잡담 2025.03.12

영원한 이방인

아주 짧은 설 연휴가 지났다. 절대 길지 않은 이 기간 동안 나 역시 고향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그리고 친척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만나면 기분 좋은 친구들 그 모두를 만나고 왔다. 하지만 난 영원한 이방인이다. 대학은 서울로 가야 된다는 생각에 그냥 아무 목적도 없이 무의미한 대학이라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서울로 상경한 그 순간 부터 난 이방인이 되었다. 지방에서 상경한 촌놈은 그렇게 이방인의 삶을 시작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은 이방인이다. 난 생각했다. 그래도 나에게는 고향이 있다고 고향, 그 어머니의 품에서 난 이방인이 아닐꺼라 생각한다. 하지만 몸이 멀어진 곳에서 오랜만에 다시 돌아 간다해도 난 이방인이다. 그렇게 난 영원한 이방인이 되어 버렸다. 내 몸둘 곳 없는 ..

일상/잡담 201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