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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클레스의 비극「오이디푸스 왕」을 빌리기 위해서 도서관을 찾았다. 과제라는 이름 하에 어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항상
부담스럽다. 또한 그러한 부담감은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조바심도 생긴다. 오이디푸스 왕을 수록하고 있는 책은 ‘소포클레스 비극’ ,
’희랍비극’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었지만, 나의 게으름 탓인지 세로쓰기로 제작 된 누렇게 낡은 책만을 겨우 구할 수
있었다. 너무 낡아서 종이는 누렇게 변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마치 바싹 말라 버린 나뭇잎 같아서 살짝 건드려도 바삭 하고 부서져 버린 것만
같았다. 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의 그 낡은 종이의 까칠한 느낌과 오래된 책 특유의 쾌쾌한 곰팡내가 풍겨 왔다. 나의 시각, 촉각 그리고 후각을
자극하는 이러한 요인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가 양피지에 쓰여진 고서적을 손에 넣고 첫 장을 넘겼을 적에 느꼈을 법한 감상에 빠져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난 그러한 감상적인 낭만의 환상에서 금새 벗어나고 말았다. 오래되고 낡았으며 곰팡이 냄새가 코를 통해 목구멍까지 넘어와
텁텁하게 느끼지는 책이 운치 있어 보이고 내 자신이 무언가 된 듯한 환상 속에 빠져 들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은 익숙하지 않은 세로쓰기에
난 눈을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할 지 좀처럼 감이 오지 않았고,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자극해서 어지러웠다. 그 뿐만 아니라 종이가 부서질까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느라 텍스트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책 자체에 온 신경이 집중된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 온 낡은 양장판의
“희랍비극” 을 덮어 버리고는 다음날 서점으로 달려가 범우사에서 펴낸 “오이디푸스 왕” 을 구입해서 읽었다. |
원본 : 서양문학사_오이디푸스왕_감상문.doc |
URL : http://www.happycampus.com/report/view.hcam?no=4105286 |
▼관련도서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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