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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백수 생활의 청산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일을 시작했다.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거창하게 꾸며서 이야기해 보고 싶은 욕구도 생기지만, 이유는 단지 돈이 떨어 졌기 때문이다.

한 동안을 놀고 먹고 멍청히 티비를 바라보고 인터넷 뉴스를 뒤지고 블로그를 방문하고 썩은 정치판을 바라보고 혀끝을 차며 시간을 보냈다.

그 기간 동안 난 세상에 실망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공감하기도 하고 대안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3주만에 정치와 세상에 무관심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어찌된 노릇인지 이제는 블로그에 마땅히 글을 쓸 만한 주제도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도무지 세상이 그리고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6월 둘째부터 난 고작 하루의 휴일이 있었을 뿐이고 또 약 3주가량의 휴일없는 날이 이어질 것이다. 찌라시 조중동이라도 읽어 보고 싶지만, 진득하니 앉아서 그 마저 읽어볼 시간도 없다. 인터넷 뉴스를 확인할 시간도 티비를 볼 시간도 반복되고 휴식없는 일상 속에서 난 전혀 세상을 바라볼 시간과 여유가 없다.

우리가 정치와 세상 돌아가는 것에 무관심해지는 것은 사람들의 참여 의식이 떨어져서만은 아닌 것 같다. 단지, 쿨(cool)해 보이기 위해서 무관심하다기 보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세상살이는 우리에게 그곳에 관심 줄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틀 속에서 권세가들은 이러한 구조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고 유지하는 방어기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좌절해서는 안 된다. 미친 듯이 세상을 관찰하고 생각하려 노력할 것이다. 일상 굴레에 빠져 하루하루를 영위하는 순간 많은 이들을 고통받게 하는 권세의 무리들은 쾌재를 부르며 좋아 날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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