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가장 큰 적은 잠이다. 삶은 불규칙해지고 나태해진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어디부터가 시작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나 자신이 백수라는 허무감과 상실감으로 그에 대한 무책한 도피처로써 잠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끊임없이 잠을 청함으로써 나태하게 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날짜와 요일감각 그리고 시간감각마저도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몸은 끊임없이 병약해져만 간다.

 두렵다. 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 몸을 추스리고 일어서야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정신의 일부에서는 끊임없이 그런 생각들을 반복하지만) 난 이대로 서서히 죽어가는 기분이다. 주위의 모든 시선들은 나로 하여금 미칠듯한 불안감에 휩쌓이게 한다.

 "과연 니깟 놈이 무엇을 하겠냐?"

 그런 말들과 시선이 나를 점점 깊은 곳으로 빠져 들게 하고 헤어나올 수 있는 용기마저 상실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