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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은 인생의 단맛이기도 하면서 독이다. 특히나 나 같은 백수에게 술이란 일시적인 쾌락, 삶의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만 결국엔 독약과 같다. 술이란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현실도피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서 술은 꼭 필요하다고들 하지만... 잘 모르겠다. 오늘도 술에 취해 살고 내일도 그 취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친듯이 술을 마셔 될 것이다. 인생의 탈출구는 없다. 미치도록 술을 마시고 미친듯이 살아가는게 인생이다. 인간이란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 항상 어딘가 도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교가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현실을 부정한다. 현실이란 본래 고통이 만연하는 곳이다. 실제로 그러하기에 종교가 존재한다. 기독교 신자들은 천국에 가기 위해서 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 내고 불교신자들은 지겹디 지겨운 윤회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세상을 열심히 살아 간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세상이란 말인가? 세상에서 성공한 이들은 우연의 산물인가? 아니면 피나도록 노력해 온 결과물인가? 과연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가? 한 잔의 술을 기울이고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으며 그냥 아무 생각없이 사회라는 거대조직의 부속품 처럼 살아가는 것이 과연 인간의 삶이란 말인가?

 난 항상 이렇게 끊임없는 의문만을 내뱉는다. 많은 사람들은 나를 욕할 것이다. 염세주의자라고 패배자라고 나를 욕할 것이다. 미친듯이 살아 보려 하지만 나를 옥죄이는 것들이 나를 미치지 않고는 살지 못하게 만든다.

 결국 난 한잔의 술을 기울인다. 변변치 않은 안주에 변변치 않은 이들과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이렇게 오늘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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