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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1(일)

오전 11시반 기상. 새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산적해 있는 집 안 일이 넘쳐나지만, 좀처럼 처리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는다. 무기력 하다. 다용실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들, 박스며 플라스틱용기들이며 사실 잠깐 시간을 내어 들고 내려가 분리수거통에 넣으면 그만인 것들이다. 하지만 좀처럼 몸을 일으킬 수가 없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고 미지근한 소주를 한 잔 따라 마신다. 무의식적으로 티비를 켜고 의미없는 유튜브들을 재생한다. 지겹다. 콜옵 모던웨페어2가 출시되었지만, 이제는 나도 나름 고인물이다. 그래서 이것도 지겹다. 한 두어판을 하고 다시 유튜브를 켰다가 넷플릭스를 켰다가를 반복한다. 짧은 클립의 영상만을 많이 보다보니 넷플릭스 같이 한 시간이 넘어가는 영상들은 진득하기 감상하기가 너무 힘들다.

결국은 멍 때리며, 소주를 들이킨다. 담배를 얼마나 피워 댔는지 목이 아프다. 그리고 담배가 점점 소진되어 가자 웬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어쩔 수 없이 몸을 움직여 본다. 주섭주섭 자켓을 집어 입고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도시락, 소주, 담배를 사들고 집으로 털래털래 돌아 온다. 집에 나름 요리해 먹을 재료들이 있지만, 도무지 할 엄두가 나지 않아 편의점도시락으로 오후6시가 넘어서야 오늘의 한 끼를 때운다.

도시락에 연거푸 마신 소주 몇 잔에 몸이 나른하다. 바닥에 대충 몸을 널부러 트려 본다. 그런데 휴일 날 이렇게 잠든다면 뭔가 억울하다. 억울해. 그런데 좀처럼 몸을 일으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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