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도피

일상/잡담 2009. 11. 2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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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난 것처럼 한숨을 내쉰다.

'뭐 재미있는지 일이 없을까?'

혼잣말을 해보지만, 마땅히 이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날만한 방도가 생각나지 않는다.

결국 오랜만에 휴일을 맞아 난 또 깊은 잠을 청했다. 나의 뇌는 외부의 수많은 자극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래서 알코올중독자마냥 술에 의지하거나, 현실도피자처럼 하루를 꼬박 굶어가며 잠을 잔다.

하지만 그 수단이 술이던 잠이던 간에, 그 환각과 무의식에 상태에서 벗어나면 고통스러운 현실이 내 앞에 똬리를 틀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으로 보낸 휴일에 대한 아쉬움, 내일 다시 출근할 걱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되는 짜증나는 인간군상들에 대한 스트레스 등이 나를 괴롭힌다.

친구녀석은 이 모든 것을 나혼자 짊어지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살지 말라고 충고해 준다. 주변의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고 행복을 느끼며 살도록 노력해 보라한다. 참 좋은 말이다. 세상은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으니까. 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내 자신의 나약함도 아니며 주변에 기댈만한 이들이 없어서도 아니다. 단지, 그냥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세상이 끝난 것처럼 한숨을 내쉰다.

이제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현실도피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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