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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다가오면 항상 기대된다. 먹고 마시고 춤을 추고 노래하다가 정신을 잃고 횡설수설 하고 돈을 낭비하고 지인들에게 전화와 카톡으로 뻘소리를 해가면서 감정에 굶주려서 밤새 방황을 한다.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집에 도착해서도 혼자 울다가 웃다가 미친놈 마냥 다시 술을 마시고 몸을 더이상 가눌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다가 잠이 들었는지 기억도 하지 못 할 상태가 되어서야 잠이 든다.

토요일 점심이 훌쩍 지나 온 몸에서 풍겨우는 담배냄새, 술냄새 그리고 땀냄새를 맡으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노라면 방 안에 널부러져 있는 술병과 옷가지들, 그리고 쓰레기들이 나를 경멸이라도 하듯이 맞이해 준다.

그것들이 나를 역겨운 눈빛으로 노려 본다. 이제부터는 도피의 시간이다.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통제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에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몸을 일으켜 그 혐오스러운 것과 맞서 내 자신을 지킬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난 도망친다. 눈을 질끈 감고 이건 현실이 아니라 되뇌인다.

온갖 말도 안되는 악몽들과 비현실적인 감각, 현실괴리감에 뒤척이면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 현실인지 아닌지를 구분치도 못 하며 술에 취한 것인지 아니면 잠에 취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난 다시 술을 마신다. 혼자 머릿 속을 떠다니는 잡생각들을 떨쳐 보고자 하지만, 눈물이 날 뿐이다.

난 고장난 것 같다. 분명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는데, 언제 어디서 왜 잘못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이젠 불금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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