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고통

일상/잡담 2017. 8. 30. 13:59

새벽 그녀에게서 대화 문맥과는 무관한 악의와 분노에 가득찬 메시지가 도착했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화나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과연 나의 잘못인가?'

그녀는 내가 그녀를 버렸다고 말했다. 그렇게 버려두고 도망쳤다라 말했다. 그렇다. 그녀의 말이 맞다. 나는 그녀를 버리고 도망쳤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내가 그녀로부터 멀어진 이유는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나자신의 무책임과 자신감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서 느낀 공포 때문이었다.

언젠가 문득 그녀에게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죽음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나를 항상 궁지에 몰아 넣었으며 육체적 정신적인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사랑하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유대감, 안정감, 행복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무한한 책임감과 헌신만을 강요 받았다.

그러한 요구 중 어느 하나 조금이라도 그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난 무한히 비하되었고 괴롭힘을 당했다. 그녀 스스로도 종종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하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변화되거나 달라지진 않았다.

그저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반복되고 순환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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