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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면접을 보고 왔다. 면접을 보면서 세상은 슈퍼맨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자신이 슈퍼맨이 되어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슈퍼맨이랑 이상적인 존재에 불과하고 자신이 하기 힘든 일을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어찌 보면 참으로 부조리하다. 자신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부리는 누군가는 슈퍼맨이기를 바란다니… 슈퍼맨이라는 영웅보다는 그런 대단한 존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신적인 존재가 되기를 인간이 갈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힘들다. 세상이 너무 힘들다. 대표이사가 나에게 물었다.

“5년 후 쯤에 당신이 어떤 모습이기를 기대합니까?”

나는 답했다.

“저의 꿈은 크지 않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휴일에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대표이사가 반문했다.

“졸음을 뒤로 하고 아침에 눈 비비며 일어나 출근해야 되는 소시민의 삶의 얼마나 힘든 줄 아는가? 당신은 그것이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절대 그것은 평범한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방법으로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봐라.”

나는 답하지 못했다. 그런 프로페셔녈한 모습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대표이사의 그 말에 나는 마음 속으로 반문 했다.

‘내가 과연 그런 획기적이고 프로페셔널한 계획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면 직원 100명도 안 되는 이런 회사에 면접을 보러 왔겠는가?”

그렇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슈퍼맨을 원한다. 자신이 위대한 사람을 다스릴 수 있는 신적인 존재와 같은 착각을 통해서 자기 만족감을 느끼기 위함이다.

진정 단순한 인간으로 나를 생각해 주는 그런 회사를 찾고 싶다. 난 인간이다. 허접하고 불완전하고 누군가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겠지만 나는 단지 인간일 뿐이다. 내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내가 누군가 보다 좀더 뛰어나다면 후학양성을 위해서 그런 것들을 전파하고 퍼트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슈퍼맨을 원하고 자신은 신이 되기를 바란다. 헌데 난 그저 평범한 삶(평범함이 어렵다고는 하지만)을 꿈꾸는 그저 그런 인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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