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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는 내가 아니다. 난 이제 나로써 존재하지 않는다. 간혹 나로써 존재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불행하게도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다. 이제는 내가 내가 아니지만, 언젠가 세월이 흘러 자신을 찾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모든 문제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없다면, 혹은 자신을 구조의 부속이라 결론지어 버린다면...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쉽게 체념하고 단념하는 존재가 아니다. 어떤 구조 속에 녹아 들려고 자신을 버렸다가도 그 구조에 익숙해 질 무렵이면 다시 자신을 찾고자 한다.
세상은 그래서 추악한 것도 천박한 것도 없다. 오히려 천박하지 않고 고귀한 것들이 천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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