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03년부터 016을 사용 중이다. 국번도 요즘 꽤나 보기 힘든 3자리 국번이다.

016-XXX-XXXX

 스마트폰이 인기인 요즘, 나 역시도 스마트한 세상을 꿈꾸며 아이폰에 도전에 볼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특히나 아이폰 3GS가 출시 되었을 무렵, 친구녀석이 그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물건을 들고 나타났을 때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난 내 016번호가 좋다. 사실 나에게 그 번호를 유지함으로써 어떤 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오랜 시간을 같이 해온 나의 번호를 쉽사리 버릴 수가 없었다. 왠지 이제는 나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 주는 녀석이 되어 버렸을까?
 
 그런데 이제는 KT에서 더이상 2G용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며, 내년(2011년)하반기 중에 2G 사업자체를 중단할 예정이라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그 때가 되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써는 KT에 많은 배신감을 느낀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2G 단말기 때문에 지금까지 중고핸드폰으로 연명해 왔는데, 이제는 아주 목을 조여오며,

"너희들은 완전히 포위됐다. 항복하라!!"

를 고객들을 향해 외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한 녀석들이 부럽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거다. 어떤 면에서 보면 난 쓸 때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집착이던 애착이던 의미가 있던 없던 그 경중을 떠나서 내 번호는 내 아이디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이런 나의 정체성을 하루아침에 버려 버리나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현재 나는 친구에게서 얻은 SPH-S4700 일명 프리지아폰을 사용중이다.


 물론 용납할 수 없지만, 난 힘이 없다. 그들이 강제한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른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고객을 생각하는 국민을 생각하는 그런 합리적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