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이란 것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이었다. 96~7년도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집에 컴퓨터가 없었던 관계로 한국통신에서 하이텔단만기를 대여하여 사용했다. 하이텔단말기를 대여 했으니 하이텔을 사용했으리라 생각하겠지만, 왠지 모를 월정액의 압박으로 전화비를 제외하고 무료였던 에듀넷에 접속하여 가끔씩 게시판도 둘러 보고 채팅을 하기도 했다.

추억의 하이텔단말기 사진출처 : http://labyrins.egloos.com/1968846


그리고 98년도 쯤부터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고 곳곳에 게임방이 생기고 스티븐유가 "따라 올테면 따라 와봐" 를 외치며 초고속인터넷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지오피아(http://www.geopia.com)에서도 꽤 많은 채팅을 했던 기억이 난다. 회원 가입도 필요 없을 뿐더러 그야 말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익명성을 보장 받으면서 이런저런 농담으를 주고 받던 그런 공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스카이러브를 거쳐 지금은 거의 고스톱사이트가 되어 버린 세이클럽에서 여러 사람과 채팅을 하기도 하고 그 당시 유행하던 '벙개' 를 몇 번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한동안 있다가 사라진 LoveYou 라는 채팅사이트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헌데 요즘은 전혀 채팅을 할 곳이 없다. 그저 채팅은 지인들과 네이트온이나 MSN메신져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여러 새로운 사람들 만날 수 있는 IRC 같은 것도 있지만, IRC는 왠지 모를 전문가의 냄새 때문에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다.

채팅할 곳이 사라지게 된 것은 채팅사이트들의 분위기가 여전과 사뭇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벙개'와 같이 실질적으로 남녀가 오프라인 만남을 갖는 경우가 존재하긴 했지만 지금의 채팅사이트는 거대한 성매매 중개업소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버디버디 채팅방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하다. 채팅방에 잘못 들어가기라도 하면 수많은 성인사이트 광고가 쪽지로 날라 오고 남자들은 하룻밤 상대를 찾아서 방을 개설한다. 세이클럽의 경우도 그 상황은 비슷하다.

버디버디 채팅방


모랄까? 이전과 다르게 순수성이 전혀 없다. 성적으로 개방되고 문란해지고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채팅의 초기단계에는 분명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었으며 순수하고 여러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채팅사이트는 익명성 뒤에 숨어 성욕을 채우는 공간이고 성을 사고 파는 공간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다.